ESG 경영의 세 축 중 ‘G(거버넌스)’에 대한 논의는 **가장 오래전부터 논의되어 왔으며 역사가 깊습니다**. 거버넌스는 단순한 지배구조나 소유 구조 문제를 넘어, 기업의 **ESG 방향성**을 설정하고 실행력을 담보하는 **엔진(Engine)** 역할을 합니다. 거버넌스는 기업 리스크를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대내외적으로 이해관계자와 소통하는 중요한 창구 역할을 하며, E(환경)와 S(사회) 이슈가 실질적인 경영 성과로 이어지도록 하는 근본적인 시스템입니다.
사회적가치연구원(CSES)이 발간한 ‘G in ESG’ 핸드북은 기존의 소유 구조 중심에서 벗어나 **사회책임 경영의 관리 주체**로서의 거버넌스 관점을 담고 있습니다. 이 책자를 통해 ESG 거버넌스 패러다임의 변화와 기업의 지속가능성을 결정짓는 실무 관리의 핵심 포인트를 정리했습니다. 특히 글로벌 표준화 동향과 규제 환경 변화 속에서 G 영역이 갖는 전략적 의미를 심도 있게 다룹니다.
1. 거버넌스 대전환: 주주 자본주의에서 이해관계자 자본주의로
글로벌 경영 환경에서 거버넌스의 패러다임은 **주주 이익 극대화**라는 좁은 목표에서 **모든 이해관계자의 가치를 고려하는** 방향으로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몇 가지 중요한 역사적 변곡점을 거쳤습니다.
- 역사의 변곡점과 배경: 거버넌스 논의는 1861년 독일의 「독일상법전」에서 시작되었을 정도로 역사가 깊으며, 초기에는 소유와 경영의 분리에서 오는 **대리인 문제(Agency Problem)** 해결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그러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으며 단기적 이익 추구가 장기적 위험을 초래한다는 인식이 확산되었고, **이해관계자 자본주의(Stakeholder Capitalism)**가 대두되었습니다.
- 공식 선언과 확산: 2020년 세계경제포럼(WEF)은 창립 50주년에 맞춰 이해관계자 자본주의를 선언하며, 거버넌스의 초점이 **주주 자본주의**에서 **이해관계자 자본주의**로 전환되었음을 공식화했습니다. 이는 미국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BRT)**의 이해관계자 선언과 글로벌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BlackRock)**의 연례 서한 등을 통해 제도권 금융 시장의 핵심 원칙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 거버넌스의 영향력: 기업이 거버넌스를 얼마나 투명하고, 공정하고, 지속가능하게 의사결정하는지에 따라 이는 기업의 성장에 ‘영양분’이 될 수도 있고, 반대로 ‘독’이 되어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도 있습니다. 거버넌스는 E와 S의 모든 노력을 통합하고 모니터링하여, 기업의 **장기적인 생존 능력**을 좌우하는 핵심 동력으로 작용합니다.
2. ESG 거버넌스 관리의 3대 핵심 포인트
ESG 관점에서 거버넌스를 성공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실무적 핵심 이슈와 포인트는 기업의 의사결정 구조, 투명성, 그리고 가치사슬 전반에 걸친 책임성을 강화하는 데 집중되어 있습니다.
(1) 이사회 중심의 리더십과 정책 통합: ESG의 내재화
- 이사회 역할 강화 및 다양성 확보: 이사회의 독립성 확보, **다양성(성별, 연령, 인종 및 전문성)** 확대 및 전문성 증대가 요구됩니다. 특히, ESG 전문성을 갖춘 이사를 선임하고, 이사회 내에 **ESG 위원회** 또는 **지속가능경영 위원회**를 설치하여 ESG 리스크와 기회를 전략적으로 감독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이사회가 ESG 실행에 적극적인 리더십을 발휘하도록 명확하고 구체적인 역할과 책임을 부여해야 합니다.
- 지속가능성 통합 정책과 보상 연계: UN, OECD, EU 등 국제기구는 기업의 경영 원칙과 정책에 ‘지속가능성’을 적극적, 구체적으로 포함하고 기업 운영에 통합할 것을 요구합니다. 또한, 경영진의 단기적 성과뿐 아니라 ESG 성과 지표를 **경영진 보상(Executive Remuneration)**에 연계함으로써 E, S, G 활동을 기업의 핵심 전략으로 내재화해야 합니다.
- 리스크 관리 체계: ESG 관련 잠재적 리스크(기후 변화, 인권 침해 등)를 사전에 식별하고 평가하는 **내부통제 및 리스크 관리 시스템**을 구축해야 합니다. 이 시스템은 이사회의 감독하에 운영되어야 하며, 특히 중대성이 높은 사안에 대해서는 이사회가 직접적인 관리 책임을 져야 합니다.
(2) 정보공개 및 이해관계자 소통 확대: 투명성 확보
- 글로벌 표준에 따른 공시 의무: 기업은 주주에게 필요한 정보를 **적시에, 충분하고, 공평하게** 제공해야 합니다. 특히, IFRS 재단 산하 **ISSB(국제지속가능성기준위원회)**에서 발표한 **IFRS S1(일반 공시 요구사항)**은 ESG 거버넌스 체계, 리스크 관리 프로세스 등을 공개하도록 의무화하며, G 정보가 재무 정보와 동등한 수준의 투명성과 신뢰성을 갖도록 요구하고 있습니다.
- 건설적인 대화와 주주 행동주의: 이사회와 경영진은 주주뿐만 아니라 고객, 직원, 지역사회 등 광범위한 이해관계자와의 건설적인 대화에 관심을 기울여야 합니다. **환경경영 및 사회책임 경영**에 대한 다양한 의견 교류는 기업의 중대성 평가(Materiality Assessment)에 필수적입니다. 최근 기관투자자들의 **적극적인 주주권 행사(Stewardship Code)**는 거버넌스 개선의 주요 동력입니다.
- 기후 관련 공시(TCFD): TCFD(기후관련 재무정보공개 태스크포스)는 기후 변화와 관련된 위험 및 기회에 대한 이사회의 감독과 경영진의 역할을 공개하도록 요구합니다. TCFD의 4대 요소(지배구조, 전략, 리스크 관리, 지표 및 목표)는 G 영역에서 E와 S 이슈를 어떻게 다루어야 하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방법론을 제시합니다.
(3) 공급망 및 고객의 거버넌스 영향력 증대: 가치사슬의 책임
- 공급망 거버넌스 의무화: 최근 글로벌 가이드라인, 특히 EU의 **기업 지속가능성 실사 지침(CSDDD, Corporate Sustainability Due Diligence Directive)**은 기업에게 공급망 전반에 걸쳐 인권 및 환경 실사(Due Diligence)를 의무화하고 있습니다. 이는 협력사의 독립적인 경영권을 침해하지 않는 수준 내에서의 **협의와 협력**을 통해 실질적인 변화를 이끌어내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 고객의 힘과 ESG 거래 조건: 지속가능성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고객이 증가하면서, 기업 간 거래(B to B)와 개인 소비자 거래(B to C) 모두 **ESG 이슈를 거래 조건에 중요하게 포함**하기 시작했습니다. 대기업의 협력사 평가 항목에 ESG 요소가 필수적으로 포함되면서, 공급망 전체의 G 역량이 요구되고 있습니다.
- 그린워싱 및 소셜워싱 주의: 친환경 제품 수요 증가에 따라 기업은 그린워싱(E 관련 과장 광고) 및 소셜워싱(S 관련 허위 주장)에 대한 내부 민감성을 높이고 친환경성 및 사회적 활동에 대한 **정확하고 검증 가능한 정보**를 제공해야 합니다. 이는 **거버넌스의 실패**로 간주되며, 과장된 광고는 소비자에게 혼선을 주거나 기업의 평판 리스크를 크게 높여 역효과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거버넌스: 기업의 지속가능성을 결정짓는 필수 전략
ESG 거버넌스는 단순히 기업의 구조를 짜 맞추는 작업을 넘어, 기업이 나아갈 **지속가능한 방향을 결정하는 나침반**의 역할을 합니다. 이해관계자 자본주의 시대에 발맞춰 이사회와 경영진이 환경과 사회적 책임에 대한 명확한 리더십을 발휘하고, 투명하고 공정한 의사결정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야말로 기업의 지속적인 성장과 투자 유치를 위한 필수 전략입니다. G 영역의 선제적 강화는 기업이 E와 S 리스크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고 기회를 포착할 수 있는 **궁극적인 역량**을 확보함을 의미합니다.